이건 제품 성능 비교글이 아니라,
청소기를 둘러싼 브랜드 철학의 차이에 관한 기록이다.
LG 무선 청소기를 쓰고 있다.
흡입력은 굉장히 강하다.
러그가 들썩일 정도로 세다.
그런데 청소가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먼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자리에 시선이 간다.
강한데도, 깨끗하지 않다.
그 차이를 나는 브러시에서 찾았다.
Dyson의 브러시는 단순히 회전만 하지 않는다.
바닥과의 접촉 각도, 모터와 브러시의 회전 리듬,
그리고 흡입과 동시에 닦아내는 듯한 일관된 구조감이 느껴진다.
반면 LG는 스펙상 성능은 충분하지만,
결과물에서 “아 뭔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그건 힘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삼성, LG 모두 배터리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충분한 모터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Dyson이
“청소기가 어떤 경험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더 깊이 고민한 브랜드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든다.
후발주자들은 흡입력 경쟁에 몰입한다.
하지만 청소는 수치보다 감각이다.
그리고 Dyson은 “생활의 흐름 속에서 불편하지 않은 사용감”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왔다.
LG 청소기는 강하지만, 어설프다.
Dyson은 묘하게 설득력 있게 닦아낸다.
기술의 한 끗 차이는 결국
디자인 감각과 생활 철학에서 비롯된다.
후발주자들이 넘어야 할 건
단순한 스펙의 벽이 아니라,
“왜 이걸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묻는 태도다.